거액 들여 한 ‘줄기세포가슴성형’이 ‘단순지방이식’?
휴리셀, TGI 등의 장비가 있는지…셀 카운팅 기기로 줄기세포 수를 따져봐야
▲ 신동진 원장이 가승성형을 희망하는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최근 성형수술의 키워드로 ‘안전’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예뻐지려다 사고나 부작용이 생기면서 인생이 달라지는 사례가 방송 등에 적잖이 노출되면서다.
과거와 달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인한 정보 교류 및 습득 속도가 빨라지면서 무분별한 성형수술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 일반인들도 잘 알게 됐다. 각종 카페 등을 통해 자신이 겪은 부작용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성형하지 않은 듯 원래부터 예쁜 듯한 ‘자연스러움’도 성형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성형수술 후 인위적인 모습으로 변한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이는 얼굴성형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가슴 등 몸매성형에도 적용된다.
가슴성형의 경우 과거엔 보형물을 활용한 수술이 인기를 끌었다. 한 번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이물질을 넣는다는 부담감, 보형물 주변의 유방조직이 단단해지는 구형구축, 부자연스러운 가슴 모양새 등으로 이를 꺼리는 사람도 적잖다.
가슴이 커지고는 싶지만 보형물을 넣는 게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등장한 게 복부나 허벅지의 잉여지방을 가슴에 이식하는 ‘자가지방이식 가슴성형’이다. 다만 지방생착률이 20~30%라는 한계가 있다.
신동진 압구정 SC301성형외과 원장은 “‘자가지방이식 가슴성형’과 방식은 같지만 시술과정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하고 지방세포와 다시 혼합해 이식하면 생착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원장이 2010년 줄기세포 가슴성형을 받은 1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술 6개월 후 지방세포 생착률이 70.41%에 달했다. 또 지난해 이 수술을 받은 200명의 1년 후 경과를 분석한 결과 가슴둘레가 평균 5㎝ 커졌다.
1년 동안 경과를 관찰한 20~50대 200명의 줄기세포가슴성형 성적을 분석한 결과 ▲20대(77명)는 수술전 가슴둘레가 79.11㎝에서 수술후 84.02㎝로 ▲30대(80명)는 80.58㎝에서 85.19㎝로 ▲40~50대(43명)는 83.40㎝에서 88.41㎝로 늘었다.
연령대에 상관없이 평균 5㎝가량 가슴둘레가 커진 것이다. 시술받은 여성은 가슴 한쪽에 90㏄이상, 최대 260㏄의 지방세포 및 줄기세포를 주입받았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체형인 경우 약 1000㏄정도의 지방을 뽑아낼 수 있으며 보통 한쪽 가슴에 이식되는 지방의 양은 흔히 사용하는 보형물의 크기와 비슷한 200~250㏄ 정도다. 지방세포 괴사를 막으면서 생착률을 높이려면 지방유래 성체줄기세포를 환자에 맞게 적당한 수만큼 이식해야 한다.
수술 과정에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 수가 1억셀 이상 투여돼야 진짜 줄기세포가슴성형이라고 본다. 하지만 ‘줄기세포’가 미용시장에서 핫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이를 카피한 유사상품도 생겨나고 있다.
줄기세포시술을 한다고 표방하면서 장비도, 세포 다루는 기술도 미비한 병원이 적잖다. 이렇다보니 가격차이도 천차만별이다. 줄기세포 가슴성형의 가격대를 조사한 결과 비용이 크게는 3배 이상까지 차이 난다.
혈액 또는 골수에서 소량의 줄기세포만을 추출해 가슴에 넣느냐, 아예 줄기세포를 넣지도 않았는데 투입했다고 거짓을 일삼느냐, 지방에서 성체줄기세포를 추출해 투여하느냐에 따라 줄기세포 추출방법과 장비가 달라지고 가격차가 현저히 차이가 난다.
줄기세포지방이식이라고 믿고 수술을 결정했지만 알고 보면 자가지방이식수술과 별다를 바 없는 시스템으로 시술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
신동진 원장은 “현재 국내에서 줄기세포 가슴성형을 시행한다고 광고하는 병원은 수백 개에 이르지만 줄기세포를 추출할 수 있는 기기를 제대로 갖춘 의료기관은 10여 곳에 불과하다”며 “단순지방이식을 하거나 미비한 장비로 시술하면서 줄기세포가슴성형을 운운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비용은 비용대로 지출하면서 효과는 크게 다르지 않아 실망감만 커질 수밖에 없다.
혈액이나 골수에서 추출되는 세포의 수는 그에 비해 크게 모자라는 편이다. 성형외과에서 지방 유래 성체줄기세포를 추출하는 시술은 장비에 따라 수술 가격대가 달라진다.
대체로 최신 장비인 휴리셀, TGI 등을 사용한 시술이 줄기세포의 생존율과 세포 밀도가 높은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셀 카운팅’ 기기를 이용해 줄기세포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TGI와 휴리셀 등을 보유하고 있어도 투여된 줄기세포수를 체크하는 전문적인 보조시스템이 없으면 장비의 성능에 따른 생착률을 가늠하는 게 불가능하다. |